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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비소리 따라 걷는 제주 해녀 체험과 바다 마을 여행기

by 매일찾아서 2025. 7. 7.

제주도 바다마을

 

제주 바다는 단순히 풍경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곳의 바다 마을엔 살아있는 전통, 그리고 바다와 맞닿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특히 해녀문화는 제주만의 고유한 정체성으로, 직접 체험하고 배우는 시간이 더욱 특별하다. 이 글에서는 해녀의 숨비소리와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다 마을 여행지를 소개하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과 순간들을 담아본다.

바다와 함께 숨 쉬는 삶, 해녀의 시간을 여행하다

제주의 바다는 그저 푸르기만 하지 않다. 거센 바람과 파도가 들이치는 날에도 그곳엔 묵묵히 바다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제주 해녀다. 며칠 전, 나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한 바닷마을을 찾았다. 관광객이 몰리는 협재나 함덕과는 달리, 이곳은 조용했다. 그리고 바다를 마주한 마을 어귀에서 해녀복을 입고 웃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만났다. “해녀 체험해 보실래예?” 처음엔 그저 구경만 하려 했다. 하지만 그 따뜻한 웃음과 생기 넘치는 표정에 이끌려, 웻슈트를 입고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차가운 물이 다리에 닿는 순간 소름이 오싹 돋았지만, 이내 적응되자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마을에선 해녀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고, 간단한 장비 사용법과 물속에서의 호흡법을 배운 뒤 얕은 수심의 바다로 들어갔다. 실제로 조개나 전복을 채취하진 않았지만, 해녀들이 어떻게 바다와 호흡하며 살아가는지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체험을 마친 후, 마을 해녀회관 옆 작은 카페에 들렀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신 따뜻한 귤차 한 잔은 그날의 소중한 기억을 감싸 안았다. 해녀체험은 단지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바다에 몸을 담그며, 그 깊고도 맑은 리듬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숨비소리와 파도소리가 공존하는 바닷마을, 체험과 휴식이 있는 곳들

제주에는 해녀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바다 마을이 여럿 있다. 그중 **세화리**, **하도리**, **김녕리**는 특히 조용하고 체험 여건이 잘 갖춰진 마을로 손꼽힌다. **세화리**는 동쪽 끝에 자리 잡은 작은 어촌이다. 이곳엔 해녀박물관이 있어 해녀의 역사와 도구, 삶의 방식 등을 먼저 배울 수 있다. 실제 해녀 분들이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안전 장비와 기본 교육을 포함하며, 초보자도 쉽게 바닷속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을 앞바다는 얕고 물결이 잔잔해 비교적 안전하다. 해녀와 함께 물질을 따라가며 숨을 고르고, 물속에서의 정적을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은 다른 어떤 여행보다 진한 여운을 남긴다. 체험을 마치면 인근의 바닷가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거나, 마을 안 길을 산책 하며 조용한 제주를 만나볼 수 있다. **하도리**는 조금 더 북쪽에 있다. 특히 하도 해변은 물놀이와 체험이 모두 가능한 장소로, 해녀문화와 해수욕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투명한 물빛과 얕은 수심, 그리고 방파제 위를 따라 이어진 산책길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이 마을의 해녀 체험은 체험 중심이라기보단 ‘해녀의 하루를 배우는 과정’에 가깝다. 바다에 나가기 전 해녀 분들과의 짧은 인터뷰, 작업복 갈아입기, 바다에 드는 순서를 배우며 제주 전통의 일상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물속에서 만나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물 밖에서의 고요한 대화도 인상적이다. **김녕리**는 비교적 관광지에 가까운 위치지만, 그 안의 바다 마을은 매우 조용하다. 특히 김녕해수욕장 주변에는 해녀 전용 작업장이 있어, 아침마다 물질 준비를 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은 정식 체험보다는 ‘관찰과 참여’가 중심이다. 마을 뒷길을 걷다 보면 작은 돌담집들 사이로 바다가 슬며시 보이고, 종종 해녀 아주머니들이 해초를 손질하거나 그물에 붙은 조개를 털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일상적인 풍경들이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그야말로 관광보다 ‘체류’가 어울리는 마을이다.

 

제주의 진짜 얼굴은 물속에 있다

여행은 늘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지만, 때론 낯선 풍경보다 더 깊은 울림은 ‘삶을 이해하는 경험’에서 온다. 제주 해녀체험은 그런 의미에서 여행자의 시선을 바꿔주는 여정이었다. 그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나는 뜨거운 숨소리를 들었다. 해녀들의 숨비소리, 거친 호흡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삶 그 자체였다. 고단하지만 담담하게 바다와 마주하는 그들의 태도는 여행자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제주를 여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뭐였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해녀들과 함께한 바다’라고 말할 것이다. 당신도 이 조용한 바닷마을에서 해녀의 삶을 조금 들여다보고, 바다에 몸을 맡기며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혹시 해녀 체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해녀 문화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계신가요? 당신의 이야기를 댓글로 들려주세요. 바다처럼 넓은 이야기가 우리 사이에 흐르길 바라며.